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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MCA
  • Mar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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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자 회 견 문>

후쿠시마 사고 14, 새로운 세상을 탈핵-에너지 전환과 함께 시작하자!

 

14년 전 바로 오늘, 날벼락 같은 대재앙이 발생했다. 거대한 지진과 그 후 닥친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는 외부 전원을 모두 상실했고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수소 폭발로까지 이어졌다. 일본은 여전히 그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녹아내린 핵연료 총 880톤을 회수하는 작업은 제자리걸음이며, 작년에 불과 0.7g을 시험적으로 회수했을 뿐이다. 20238월 오염수 해양투기가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총 10회에 걸쳐서 78,285톤이 방출되었다. 고농도 방사능으로 수습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고, 발전소 내 구조물들이 노후하면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일본은 향후 100, 200, 아니면 더 오랜 세월에 걸쳐 방사성 오염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후쿠시마 사고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진실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4주기를 맞아, 광주전남 시민은 멀지 않은 영광의 한빛핵발전소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의 핵 진흥 정책에 힘입어 2023년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원래 한빛1호기는 올해 12, 2호기는 내년 9월이면 설계수명을 다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엉터리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했고, 반경 30km 6개 기초 지자체에서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했다. 최신 기술 기준 미적용, 중대사고 미상정, 주민보호대책 누락 등 갖가지 문제점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지적했지만 한수원은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작년 말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한빛1·2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핵 폭주 정책을 펼쳤던 윤석열 정권이 무너져가는 이 형국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는 핵 추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을 지난 221일 확정했다. 전기본은 한빛1·2호기를 비롯해 전국의 노후 핵발전소 10기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과, 신규 대형 핵발전소 2, 소형모듈원자로(SMR) 4기를 건설하겠다는 내용까지 담았다. 안타까운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다. 국민의힘은 한결같이 국민의 안전보다 오로지 핵발전이 우선이니 차치하고, 산업부의 이런 계획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단계적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어도 탈핵을 당론으로 했던 민주당이 전기본 내용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11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관해서도 소극적인 전망을 담았다. 2038년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29.2%로 낮게 잡은 것이다. 현재 OECD국가 평균 재생에너지비중이 30%대 인점을 고려할 때 우리정부는 재생에너지를 거의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지역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민주화하기 위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런데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작년 8월 말로 재생에너지의 신규 개통이 중지되었다. 호남권 송전망이 꽉 찼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재생에너지를 희생량 삼아, 석탄발전과 핵발전의 최소용량을 유지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만행이다. 만약 노후 핵발전소 한빛1·2호기를 연장하지 않는다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송전에 충분한 여유가 생긴다.

 

우리 지역 핵발전소와 에너지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벗어날 수 없는 것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다. 한빛핵발전소의 경우 건물 내 수조에 습식 저장되어 있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포화율은 현재 81.5%에 이르렀으며 2030년이면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이사회에서 한빛핵발전소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설치를 결정했고, 지질 조사 등 설계를 위한 절차들을 202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를 뒷받침해 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장 준공 시기를 각각 2050년과 2060년으로 명기했고, 그전까지는 임시로 기존 핵발전소 부지 내에 건식저장시설을 만들어서 보관하겠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임시라는 말은 말일 뿐, 이것은 기존 핵발전소 부지에 새로운 핵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며, 핵폐기물 부담을 기존 핵발전소 지역 주민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오늘 후쿠시마 사고 14주기를 맞이해 우리는 다시금 가슴에 손을 얹고 그날을 상기해야 한다. 후쿠시마의 현실이 알려주듯이 핵발전소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불러일으키며 지역 주민과 미래 세대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한다. 편리한 일상의 대가로 핵이라는 폭탄을 안고 계속 살아가는 것이 정말 최선의 선택일까? 지속가능하고 아름다운 광주전남을 천년만년 간직하기 위해서, 이제라도 우리는 탈핵을 앞당기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절대 핵과 공존할 수 없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윤석열 탄핵과 함께 이 땅의 탈핵을 이루어내자.

 

1. 한수원은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말고 폐로하라!

2. 지역 주민에게 무한 희생 강요하는 고준위 핵폐기물 건식저장시설 건설 절차 중단하라!

3. 호남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 없다. 탈핵하고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하자!

 

2025311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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