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사생결단하고 싸우려든다. 이 모습을 정치, 경제 현장,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두루 목도하게 된다. 특히 광주의 목소리는 분단이라는 상황과 패권적 지배 구도, 동서 지역 대립 구조 속에서 ‘틀린 것’, ‘이상한 것’으로 내몰려 대결의 무대 위에 세워지곤 했다.
우리 YMCA는 연합과 일치를 강조하는 운동체로서 ‘다름’을 ‘틀림’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YMCA 이념대로 사랑과 정의, 생명과 평화의 내용과 방법으로 이분법적 대결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의이며 이념이다. YMCA는 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의 약자이다. 여기서 Christian Association 즉 기독성과 공동체성(연합)이야말로 YMCA 가치의 중요한 내용이며 실천 방법이다. 특히 연합의 중요성은 시대적 요청이며 조직의 공동체성이 옅은 현 상황에서 매우 절실한 문제이다.
우리는 대결(對決)을 넘어서기 위하여 연대하여 연합해야 한다. 즉 어떤 상대와 승패, 시비를 가리기 위해 서로 맞서는 걸 넘어서기 위하여 연대하여 연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상생(相生) 공존(共存)할 수 있다. 공존(共存)이란 ‘이십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卄 → 艹)들이 두 손으로 떠받치듯 함께, 같이하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아 여럿이 함께 일을 도모하면 ‘서로를 살리고, 함께 사는(共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광주YMCA는 96년 전 오방 최흥종 목사님의 헌신과 섬김, 사랑과 봉사의 기독교적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해 역사의 질곡을 헤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창립 100주년을 바라보며 비전 2020을 선언하고 하나님의 나라(공동체) 실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땅의 청소년에게 꿈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광주라는 지역사회에 밝음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구촌에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를 살리고, 함께 살려는 정신 즉 연합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본다.
광주YMCA와 광주 시민이, 광주YMCA 회원과 비회원이, 광주YMCA 실무지도자들끼리, 광주YMCA 유지지도자들끼리, 광주YMCA 실무지도자와 유지지도자가 서로를 살리고, 함께 살려는 마음으로 연합한다면 YMCA 목적문에 명시된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공동체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아가 이러한 연합의 토대 위에서
몇 사람이 중심이 되어 크고 많은 일을 하는 광주YMCA보다는 여러 사람이 작고 적은 일일지라도 함께 연합하는 광주YMCA가 되기를 소망한다.
또 실무전문 지도자만 일하는 광주YMCA보다는 유지지도자와 회원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연합하여 일하는 광주YMCA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사업 잘하여 큰 성과를 올리는 광주 YMCA보다는 사람을 서로 소중하게 여기고 보람과 가치를 연합하여 만들어 내는 광주YMCA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일 잘 하는 광주YMCA보다는 함께 어울려 일을 하고, 놀이를 같이 즐길 줄 아는 광주 YMCA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밤이 깊어지면 아침이 오듯,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오고야 말 듯
서로를 살리고, 함께 살려는 마음이 깊어지고 더 깊어지면 사랑과 정의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공동체 –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